`오너발 악재` 끊이지 않는 남양유업…이번엔 육아휴직 쓴 女팀장에 `인사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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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9.07. 오후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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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에 '오너발'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홍원식 회장의 '매각 노쇼'에 이어 홍 회장의 부인과 자녀들이 차례로 논란의 중심에 서더니 이제는 육아휴직을 다녀 온 직원에게 부당한 인사를 했다는 정황까지 나왔다. 남양유업 측은 "육아휴직과 관련된 부당한 대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잇단 논란에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일 SBS 보도에 따르면 남양유업 A팀장은 지난 2015년 출산 후 육아휴직을 냈다. A씨는 회사 측이 육아휴직을 내자 통보 없이 보직 해임했고 육아휴직을 끝낸 후 복귀하자 다른 업무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가 노동위원회에 부당인사발령 구제신청을 내자 회사는 A씨를 고양·천안 물류창고로 잇따라 발령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A씨의 인사를 지시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다.

녹취록에서 홍 회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빡세게 일을 시키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지금 못 견디게 해"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근데 그걸 활용을 하라고. 어려운 일을 해 가지고 말이야 보람도 못 느끼고 하여튼 그런 게 되게", "위법은 하는 건 아니지만 좀 한계 선상을 걸으라 그 얘기야. 그런 게.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어" 등 퇴사를 유도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육아휴직과 관련해 인사상의 불이익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다양한 여성 복지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육아휴직관련 법적 기준 1년은 물론 최대 2년까지 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여직원은 물론 많은 남직원도 너무나 당연하게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언론 보도상 해당 직원의 육아 휴직관련 주장은 고등법원에서 기각된 가운데, 현재 법적 판결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녹취록에 홍 회장의 육성이 담긴 만큼 남양유업 측의 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잇단 논란에 남아있던 소비자들까지 등을 돌리며 남양유업의 회사 가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남양유업은 홍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5월 이후 우상승 곡선을 그리며 7월 1일에는 52주 최고가인 81만3000원을 기록했다. 3000억원대 초반이던 시가총액은 5853억원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매각 실패와 해임된 장남의 회사 복귀, 부인의 방역지침 위반 등 부정 이슈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급락, 한 달 새 주가가 40% 이상 빠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발 악재가 이어지며 남양유업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며 "매각 관련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정상화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에 오너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는 홍원식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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