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육아휴직자 강등’ 남양유업, 소송비용까지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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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평 댓글 0건 조회 793회 작성일 22-10-26 08:57본문
▲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남양유업, 어디에나 있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홍준표 기자>
여성노동자가 육아휴직 이후 강등된 것이 부당하다며 청구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남양유업이 해당 직원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 보조참가인’인 남양유업의 소송비용까지도 원고에게 부담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법조계는 지적한다.
남양유업, 1천200만원 서울행법 신청
변호사보수·인지대·송달료까지 포함
25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남양유업은 지난 5일 서울행정법원에 남양유업 직원 최아무개(55)씨를 상대로 소송비용액 확정을 신청했다.
대법원이 지난달 16일 최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인사발령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남양유업측이 신청한 소송비용은 총 1천200만원이다. 1~3심의 변호사보수와 인지대 및 송달료가 포함됐다. 남양유업 대리인이 제출한 ‘소송비용계산서’
를 보면 1·2심 소송비용과 3심의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한 상고비용을 최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최씨는 이에 즉각 반발해 지난 19일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상태다. 최씨측은 과도한 비용 청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를 대리한 양정은 변호사
(법무법인 이평)는 “이번 사건의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였고, 소송수행은 변호사 없이 중노위 직원이 직접 했기 때문에 변호사 보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며 “그런데 남양유업측은 자신들이 변호사 보수를 지급했다고 소송비용을 청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이 소송비용 청구라고 주장했다. 양 변호사는 “원칙은 패소자 부담이 맞지만, 어떤 판결에 따라서는 원고가 패소했
더라도 각자 나누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결을 수긍하기 어려운 데다 소송비용 책임까지 지우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다. 대법원은 최씨가 육아휴직 이전에 기준 이하의 인사평가 결과
를 받은 ‘특별협의대상자’로 지정돼 보직해임이 결정됐다는 사측 주장을 받아들인 항소심 판단을 유지했다.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남양유업 사건’ 토론회
여성계 “롯데쇼핑 판결과 정면 배치, 이해 안 돼”
대법원 판단에 대한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개최한 ‘남양유업, 어디에나 있다’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롯데쇼핑 육아휴직’ 사건의 부당인사발령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입을 모았다.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양유업 사건은 사용자의 입증책임을 충분히 다하지 않았는데도 대법원이 정당성을 인정했다”며 “롯데쇼핑 판결의 핵심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의 ‘불리한 처우’ 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한 엄격한 해석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신수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도 “1심과 달리 2심은 남양유업의 전보 배경이 육아휴직이 아니었다고 보면서 전보발령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가 아니면 대체 불리한 처우는 무엇인지 의문이다. 대법원이 원심 판단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 부분도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날을 세웠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육아휴직제도에 대한 개선 과제’를 발표했다. ‘육아휴직 권리침해 관련 기소의견 송치 건수’와 ‘육아휴직 관련 근로
감독 청원제도 이용 현황’을 보면 매우 건수가 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육아휴직 권리 보장에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미정 동부권 직장맘지원센터 법률지원팀장은 ‘육아휴직 불이익 실태’를 상담사례 중심으로 언급했다. 김 팀장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모·부성보호제도
준수 여부를 모니터하고 노동청과 노동위원회에서도 일상적으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며 “사측이 불이익이 아닌 것으로 위장하는 것을 막아 낼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기자 forthelabor@labortoday.co.kr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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