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양정은 변호사
사진= 양정은 변호사


독감 진단에 따른 격리 권고가 있었음에도 사측의 출근 요구로 무리하게 근무하다 심부전으로 사망한 급식 조리사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1주 평균 근로시간이 산재보험법령상 인정 기준인 60시간에 미달하더라도, 기저질환을 보유한 상태에서 무리한 업무로 건강이 급속히 악화됐다면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최근 이처럼 명백한 사고 현장의 재해뿐만 아니라 출퇴근길 교통사고,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 누적된 과로에 따른 질환 등 산재 인정의 폭이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산재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대상자가 법적 보호를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근로자성 인정이 산재 승인의 1차적 관건이 되고 있다. 계약의 형식적인 명칭보다는 사업주의 지휘 및 감독하에 종속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했는지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로자성이 인정된 후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에 걸렸음이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른 보상 절차가 진행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될 경우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병원비에 해당하는 요양급여,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을 지급하는 휴업급여, 치유 후 장해가 남은 경우 지급되는 장해급여, 그리고 업무상 사망 시 유족에게 지급되는 유족급여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즉 '업무기인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단계에서 적지 않은 분쟁이 발생한다. 특히 만성적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이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의 경우, 사업주 측이 이를 근로자의 개인적 기저질환이나 가정사 등으로 치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극단적 선택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주요한 근거가 된다.

사망이나 질병의 원인이 업무에 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서는 사고 직후의 목격자 진술, 진단 기록, 근무 내역 및 직장 내 괴롭힘 정황 등 객관적인 자료를 초반부터 철저히 수집해야 한다.

만약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불승인 처분을 받게 된다면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청구 및 재심사 청구를 진행하거나, 이를 생략하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산업재해는 근로자의 신체적, 정신적 손해 회복뿐만 아니라 사업주의 안전관리 의무 위반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중대한 법률 사안이다.

산재 사건은 단순히 공단의 처분에 불복하는 것을 넘어 상황에 따라 민사상 손해배상과 형사고소까지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권리 구제 방향을 설정하고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도움말: 법무법인 중앙이평 노동법전문 양정은 대표 변호사